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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k 리뷰] 루비콘 강을 건넌, 카이사르 1,2,3 - 콜린 매컬로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5 / 전 21권)

uhee 2021. 5. 4. 16:55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는,
Series 1) 로마의 일인자 1,2,3 가이우스 마리우스| Gaius Marius | BC 157? ~ BC 86
Series 2) 풀잎관 1,2,3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 | ucius Cornelius Sulla (Felix) | BC 138? ~ BC 78
Series 3) 포르투나의 선택 1,2,3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 Gaius Julius Caesar | BC 100년 ~ BC 44년
Series 4) 카이사르의 여자들 1,2,3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 Gaius Julius Caesar | BC 100년 ~ BC 44년
Series 5) 카이사르 1,2,3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 Gaius Julius Caesar | BC 100년 ~ BC 44년 👈🏻
Series 6) 시월의 말 1,2,3 그나이우스 폼페이우스 마그누스 | Gnaeus Pompeius Magnus| BC 106.9.29 ~ BC 48.9.28
Series 7)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1,2,3 옥타비아누스 가이우스 줄어어스 시저 => 아우구스투스 황제 | Octavianus Gaius Julius caesar | B.C. 63년 ~ 14년

카이사르 1,2,3

카이사르

카이사르가 두 갈리아 및 프로빙키아와 일리리쿰의 총독인 시기에 해당된다.
이 시기가 바로 「갈리아 전기」이기도 하고,
미드 '로마제국'에 해당되는 시기이기도 하단다.
(▼ 미드 '로마제국'도 함 봐봐야 겠어요~)





사위인 폼페이우스가 조산을 하다 죽음에 이른 그의 딸 율리아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를 보내고,
그리고 아내에게서는 손녀를 잃은 슬픔을 견디지 못한 그의 어머니 아우렐리아의 죽음을 알렸다.

보좌관에서 졸병까지 수하 모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뛰어난 사령관이자 로마의 영웅 카이사르이지만
그가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도 무너지지 않고 전쟁에 나서는 모습에 정녕 범인은 아니구나 싶었다.

카이사르는 차례로 갈리아 부족들을 정복하고,
갈리아 통일을 꿈꾸던 야심찬 베르킹게토릭스마저 패배시킨다.

오랜 숙원이었던 갈리아 정복은 끝났으나, 그의 전쟁은 영원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로마 원로원에서는 오랜 적수인 원로원 보수파의 카토와 비불루스, 우유부단한 키케로가
그의 권력과 그의 존엄을 빼앗으려 기를 쓰고 있었고
게다가 지금껏 동맹 관계였던 사위 폼페이우스 마저도 딸 '율리아'의 죽음 이후로 그를 버리고 반대편에 연합한다.

너무 뛰어난 인물이여서일까, 카이사르가 너무나 외롭게 느껴졌다.
그는 모든 상황 판단을 내리며 루비콘 강가에 선다.
그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바칠 충성스러운 로마 군대가 그의 곁에 있어 다행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카이사르 제 1권

카이사르가 인장을 뜯고 뚜껑을 비틀어 열었다.
"하지만 품페이우스의 글은 개성이 뚜렷해서 읽기가 재미있어.
요즘은 내 딸과 결혼하기 전처럼 경솔하고 투박하진 않지만, 여전히 자기만의 개성을 간직하고 있지."
카이사르가 가죽통에 두 손가락을 집어넣어 폼페이우스의 두루마리를 꺼냈다.
"세상에, 편지가 무척 길군!"
...
"하나는 8월, 다른 하나는 9월에 썼어."
...
카이사르는 8월 편지를 탁자에 내려놓고 9월 편지를 집었다.
8월 것이 비해 크기가 작았다. 두루마리를 펼친 그는 인상을 찡그렸다.
잉크가 채 마르기 전에 물이 엎질러진 듯 몇몇 글자가 번지고 얼룩져 있었다.
...
카이사르의 눈길은 여전히 폼페이우스의 두뻔째 편지를 향해 있었지만, 그는 마치 얼어붙은 듯 미동도 없었다.
히르티우스와 파베리우스에겐 보이지 않았지만, 눈동자 역시 얼어붙은 게 분명했다.
"혼자 있고 싶군." 카이사르가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

오, 카이사르, 이 슬픔을 어찌하나? 율리아가 죽었네. 어여쁘고 사랑스러운 내 아가씨가 죽었어.
스물두 살의 나이에 죽다니. 내가 율리아의 눈을 감기고 동전을 얹었어. 뱃사공 카론의 배에거 가장 좋은 자리에 앉길 빌며 입에 테나리우스 금화를 넣어주었네.
나한테 아들을 낳아주려다 죽은 거야. 임신한 지 7개월째로 위험한 징조는 전혀 없었어.
줄곧 아프긴 했지. 불평 한 번 안 했지만 난 알고 있었어.
그러다 갑작스레 진통이 와서 아이를 낳았네. 아들이었어. 이틀 살았으니 제 어미보다야 오래 살았지.
율리아는 출혈 끝에 죽었네. 쏟아지는 피를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었어. 끔찍한 죽음이었지!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의식이 붙어 있었어.
그저 서서히 기운을 잃으며 창백해졌네. 살결이 너무도 하얬어.
나와 아우렐리아에게 쉴새없이 말을 하더군. 미처 하지 못한 일을 떠올리고, 내게 무언가를 약속해 달라고 하고,
개망초를 따다가 걸어 말리라는 둥 별별 의미 없는 말들을 했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느냐고, 아주 어릴 때부터 줄곧 사모해 왔노라고,
말하고 또 말했어. 내가 자기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었는지 모른다고, 나와 함께 있으면서 고통스러웠던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고,
율리아는 어떻게 그런 말을 했을까, 카이사르?
율리아를 죽음으로 내몬 고통, 그 뼈만 앙상하던 짐승새끼를 빚은 당사자가 바로 나인데, 아들이 죽어버려서 차라리 다행이야.
자네 피와 내 피를 한몸에 가진 사내를 이 세상이 감당할 수 있었겠나.
그 녀석은 세상을 바퀴벌러처럼 한 발로 짓뭉개버렸을 거야.
...
그애를 마지막으로 본 지 5년째, 이제는 영원히 볼 수 없게 되었구나. 그애가 어떻게 생겼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아.
다만 한 가지 기억하는 것은 내가 그애 때문에 아파본 적이 없다는 것, 가벼운 두통조차 앓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흔히 말하지. 좋은 사람들은 반드시 일찍 죽는다고, 완벽한 사람들은 노령과 기나긴 삶으로 인한 손상을 절대 겪지 않는다고,
아, 율리아! 이 슬픔을 어찌할까?

- 딸 율리아의 죽음을 알리는 폼페이우스의 편지

카이사르에게는 부르군두스라는 게르만족 해방 노예가 있었다.
카이사르가 열다섯 살 때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죽으면서 그에게 물려준 노예였다.
만족스러운 유산이었다. 카이사르가 청소년기를 지내고 성인이 되기까지 부르군두스는 카아사르에게 늘 없어선 안 될 존재였으니까.
불과 일 년 전만 해도 부르군두스는 여전히 카이사르의 곁을 지키고 있었지만
카이사르는 부르군두스의 나이를 고려해 그를 로마로 돌려보냈고,
그는 이제 로마에서 카이사르의 토지와 카이사르의 어머니와 카이사르의 아내를 돌보고 있었다.

- 부르군두스

브루투스....... 그토록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카이사르는 이 이름을 떠올릴 때마다 여전히 죄책감에 마음 한구석이 따끔거렸다.
브루투스는 율리아를 몹시 사랑했고, 율리아가 결혼 적령기에 도달할 때까지 10년 넘는 긴 세월을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그러나 그때 카이사르의 무릎에 신들이 내린 선물이 내려와 앉았다.
율리아와 폼페이우스 마그누스가 서로에게 흠뻑 빠진 것이다. 폼페이우스를 카이사르의 대의에 매어둘 절호의 기회였다.
가장 섬세하고 부드러운 밧줄인 자신의 딸로, 카이사르는 딸을 브루투스와 파혼시키고 폼페이수와 결혼시켰다.

어머니의 편지는 탁자에 두고 아내 칼푸르니아의 편지를 먼저 펼쳤다.
카이사르는 아내를 잘 몰랐다. 로마에서 겨우 몇 달간 같이 산 게 전부였다.
세르빌리아가 600만 세스테르티우스짜리 진주알을 애지중지하는 것 못지않게 카이사르가 준 오렌지색 아기고양이를 아끼고 좋아하던 어리고 수줍은 여자였다.
...
카이사르, 이 소식을 당신에게 편지로 전하는 사람이 나여야 한다고, 모두가 그렇게 말해요.
아, 하지만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내겐 이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좋을지 판단할 지혜도, 경험도 부족하니까요.
그러니 혹여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안 그래도 힘들 당신을 더욱 힘들게 할지라도 부디 용서해주길 바라요.
율리아가 죽자 어머님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파하셨어요.
그분은 율리아의 어머니나 다름없는 존재였잖아요. 그분이 율리아를 키웠으니까요.
율리아가 결혼할 때 어머님은 참 좋아하셨지요. 얼마나 행복해하고,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
율리아가 죽자 어머님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파하셨어요.
나는 율리아의 침대 가까이에서 어머님을 지켜보았어요.
율리아뿐만 아니라 폼페이우스를 위해서도 항상 강인한 모습을 보이셨죠.
어찌나 자상하셨는지! 언제나 분별 있는 말씀만 하셨어요.
필요한 순간마다 미소를 보이셨고요.
어머님이 율리아의 한 손을 잡고 폼페이우스가 다른 한 손을 잡아주었어요.
아무것도, 아무도 율리아를 살릴 수 없다고 판단되자 의사들을 내보낸 것도 어머님이었어요.
남은 몇 시간 동안 우리가 조용히 우리만의 시간을 갖도록 해주셨고요.
마침내 율리아가 세상을 떠났을 때, 어머님은 폼페이우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그가 율리아와 둘만의 시간을 갖도록 배려해주셨어요.
어머님은 나를 방밖으로 밀어내더니 집으로 데려오셨어요. 그렇게 우린 관저로 돌아왔지요.
당신도 알겠지만, 걸어 돌아오는 길은 길지 않았어요. 어머님은 아무 말씀도 없었어요.
그런데 우리집에 들어서자마자 불현듯 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하셨어요.
그냥 흐느끼신 게 아니에요. 무릎 꿇고 앉아 악을 쓰셨어요.
눈물이 홍수처럼 쏟아졌고, 주먹으로 가슴을 때리고 머리카락을 잡아 뜯으셨어요.
계속 악을 스면서요. 얼굴과 목을 사정없이 긁어서 붉은 피가 흘러내렸어요.
...
우리도 모두 바닥에 주저앉아 팔로 어머님을, 서로를 부둥켜 안고 밤을 새웠어요. 그중에서도 어머님이 가장 크고 괴롭게 울부짖었어요.
하지만 울음은 그쳤어요. 아침이 되자 어머님은 옷을 갈아입고 폼페이우스의 집으로 돌아가 그가 할 일을 제대로 하도록 도우셨어요.
그러고나서 그 불쌍한 어린것이 죽었어요.
폼페이우스는 아기를 보려고도, 입을 맞춰주려고도 하지 않았죠.
그래서 결국 어머님이 준비를 해서 간소하게나마 장례식을 치렀어요.
아기는 죽은 그날 바로 화장했고, 조문객은 어머님과 나와 성인 베스타 신녀들뿐이었어요.
아기는 이름조차 없었는데, 폼페이우스 가문에서는 셋째 아들의 프라이노멘을 뭘로 하는지 우리 중 아무도 몰랐어요.
장남이 나이우스고 차남이 섹스투스란 건 알지만, 두 이름 다 이미 주인이 있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퀸투스로 정했어요. 어쩐지 적당하게 들렸죠. 아이의 무덤에는 퀸투스 폼페이우스 마그누스라는 이림이 붙을 거예요.
...
율리아의 장례식에 대해선 쓸 필요가 없겠지요. 폼페이우스가 이미 썼다고 알고 있어요.
...
어머님은 더이상 우리와 함께 있지 않으셨어요. 늘 멍해 보이셨죠. 어머님이 어떤 분이셨는지 당신도 알잖아요.
걸음이 그토록 힘차고 씩씩하셨던 분이 그땐 늘 멍해 보이셨어요.
아, 끔찍했어요! 어머님은 우리 중 누그든, 세탁부, 에우티코스, 부르군두스, 카르딕사, 베스타 신녀든 나든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기만 하면 멍하니 멈춰서 물으셧어요.
"어째서 나일 순 없었을까? 어째서 그애여야만 했을까? 이제 나는 누구한테든 아무 쓸모가 없는데! 어째서 나일 순 없었을까?" 하고요.
우리가 뭐라고 대답할 수 있었겠어요? 어떻게 우리가 울지 않을 수 있었겠어요?
그러면 어머님은 울부짖으며 묻고 또 물었어요. "어째서 나일 순 없었을까?"
그렇게 두 달이 흘렀어요. 하지만 우리들 앞에서만이었어요.
사람들이 위로차 방문하면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예전 모습을 되찾으셨죠.
...
오늘 아침, 어머님께서 돌아가셨어요. 힘들거나 크게 괴로운 기색은 없으셨어요.
수석 신녀 포필리아는 신들의 은총이라고 했지요. 우리와 제대로 대화를 나누신 지 꽤 되었는데,
운명하기 직전에 맑은 정신으로 또렷하게 말씀하셨어요.
대부분 율리아에 관한 얘기였죠. 우리 모두에게 율리아를 위해 마그나 마테르, 유노 소스피타, 보나데아에게 제물을 바치라고 하셨어요.
...
어머님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당신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으시다가 마지막에 "카이사르에게 이 모든 일이 너의 더 큰 영광을 위한 것이라고 전해라."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눈을 감고 운명하셨죠...
...
부디 스스로를 잘 돌보세요, 카이사르. 율리아가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도지 않은 지금 이 일로 당신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지 알아요.
이 모든 일들의 이유를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나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쩐지 어머님의 유언이 뜻하는 바는 알 것 같아요.
신들은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자에게 괴로움을 준답니다. 이 모든 일은 당신의 더 큰 영광을 위한 것이에요.

- 칼푸르니아의 편지

이 소식에도 눈물이 고이지 않았다.
어쩌면 나는 이렇게 끝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어머니가 율리아 없이 살아간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아, 어째서 여자들이 이렇듯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세상을 움직이는 건 여자들이 아니야, 여자들은 잘못이 없어.
그런데 어째서 여자들이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
내게는 여자가 자식이나 아버지를 사랑하듯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남아 있지 않아.
내 뿔쌍한 어린 아내는 남이나 다를 바 없고 나보다 자기 고양이들을 더 사랑하지.
왜 안그러겠는가? 고양이들은 곁을 지켜주고 애정 비슷한 뭔가를 주는데, 반면 나는 아내 곁에 있지 않아.
나는 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노력해야 얻을 수 있다는 것밖엔.
나는 이제 텅 비었지만, 내 안에서 자라나는 힘을 느낄 수 있어.
이 힘은 나를 좌절시키지 않으리라. 이 힘은 나를 해방시켜주었다.
나는 무엇이든 해야 할 일은 하고 말리라.
안 된다고 할 사람은 이제 아무도 남지 않았다.

"나는 세상의 왕이 되길 원치 않소." 그가 참을성 있게 말했다.
"나는 로마의 일인자, 지위와 기회가 동등한 자들 사이에서 제일가는 자가 되고 싶을 뿐이오.
내가 왕이라면 내게는 아무 경쟁자도 없을텐데, 거기에 무슨 재미가 있겠소?
카토나 키케로 같은 자들이 내 기지를 단련시키지 않는다면 나는 점점 바보가 되어갈 텐데."

우비족 족장들 곁에 검은 옷차림으로 보아 케루스키족이 분명한 귀족이 하나 서 있었다.
케루스키족은 수감브리족 영토와 알비스 강 사이에 거주하는 강력한 부족이었다.
카이사르의 눈길이 자꾸만 그에게 향했다.
놀라웠다. 희디흰 피부에 붉은 기가 도는 황금빛 곱슬머리.
영락없이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의 닮은 꼴이었다.
카이사르는 술라가 한때 가이우스 마리우스의 명령하에 게르만 족 사이에서 첩자 노릇을 했다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술라와 퀸투스 세르토리우스였지. 이자의 나이가 몇이나 될까?
게르만족은 인상이 부드럽고 피부가 젊어 보이기 때문에 나이를 가늠키 어려웠다.
하지만 이자도 알고 보면 나이가 예순일 수 있었다.
"이름이 무엇이오?" 카이사르가 통역을 통해 물었다.
"코르넬이오." 케루스키족이 대답했다.
...
"부친은 어떤 분이었소?"
"위대한 족장이었다고 어머니로부터 전해 들었소. 켈트족 출신이었소."
"부친의 이름은 무엇이었소?"
"코르넬."

카이사르 제 2권 - 갈리아

내가 너희들을 전투에 내보낼 때는 목숨을 잃으라고 내보내는 것이 아니다!
나는 고작 내 군대가 영웅들로 이루어졌다고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내 소중한 병사들과 심지어 더 소중한 백인대장들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죽은 영웅은 아무 소용이 없다. 죽은 영웅은 화장되고 기려지고 잊힌다.
용맹과 열정은 칭찬할 만하지만, 군인의 삶에서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카이사르의 군대에서는 더더욱 그렇지 않다.
...
병사들은 침묵했다. 카이사르는 눈물을 흘렸다.
잠시 뒤 그는 한 손으로 눈물을 닦고 고개를 저었다.
"너희 잘못이 아니었다, 제군들. 난 너희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니다.
단지 슬픈 것뿐이다. 나느 ㄴ대오로 들어갔을 때 같은 얼굴들을 보고 싶지, 더이상 거기 없는 얼굴들을 찾아야 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
너희는 내 사람들이다. 나는 너희 중 누구도 잃을 수 없다.
병사들을 잃느니 전쟁에 지는 편이 낫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지지 않을 것이다.
...
그리고 내일에 대해 생각할 때는 어제의 교훈을 기억해라."




카이사르 제 3권 - 루비콘 강



루비콘 강을 건널 때 카이사르가 했다는 그 유명한 말 "주사위는 던져 졌다!" 을
콜린 매컬로는 "주사위를 높이 던져라!" 라고 썼다.
카이사르는 숙명론자가 아닌 모함가이기 때문에 '던져 졌다!' 라는 식의 표현은 하지 않았을 것이란다....
말의 뉘앙스가 어떻든~~~~ 🤔🤨😏




"이 모든 일들을 어떻게 생각하니, 가이우스 옥타비우스?" 그의 외할머니의 외삼촌인 코타가 물었다.
코타는 이 소년을 잘 알고 있었고 볼 때마다 놀라워했다.
카이사르의 어린 시절과는 다른 의미로 놀라웠지만 비슷한 점도 있었다.
우선 둘 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어린 가이우스 옥타비우스의 경우 유감스럽게도 귀가 툭 튀어 나와 있었다!
카이사르에게는 결점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또한 소년은 카이사르처럼 피부가 아주 흰 편이었지만, 눈은 카이사르보다 더 컸고 눈동자는 반짝이는 회색빛이었다.
카이사르처럼 섬뜩한 눈동자가 아니었다. 코타는 얼굴을 찌푸리며 그 눈동자를 설명할 만한 적당한 표현을 찾으려 했고, 마침내 '조심스럽다'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고 결론지었다.
그래, 바로 그거였다. 그의 눈동자는 조심스러웠다. 언뜻 보면 천진난만하고 솔직한 것 같지만,
결코 그 눈동자 속에 담긴 진짜 생각을 보여주는 법이 없었다.
언제나 베일에 가려져 있었고 절대로 열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 카이사르의 조카 '가이우스 옥타지우스' (훗날 로마제국의 초대 왕)

카이사르의 눈가에 웃음기가 가셨지만, 입술엔 아직 남아 있었다.
"공격을 개시한 건 내가 아니오, 키케로. 내 반대자들이었지.
루비콘 강을 건넌 건 내게 아무런 기쁨도 권력감도 주지 않았소.
내가 강을 건넌 건 적들이 웃음거리로 만든 내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였소."
"당신은 반역자요." 노선을 정한 키케로가 말했다.

- 카이사르가 아닌 폼페이수를 선택한 키케로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무표정한 카이사르의 차가운 눈 뒤에서 혼돈이 끓어올랐다.
슬픔과 격신한 분노와 불신의 혼돈이었다.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사랑하는 병사들 중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하기를 멈출 거라고, 자신을 무너뜨릴 모의를 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의 자신감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깨닫는 일은 겸손을 배우는 경험이 아니었다.
환멸이 가장 컸고, 그다음은 일을 되돌리겠다는, 9군단을 다시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는 강철 같은 결심이 뒤따랐다.

나이우스 폼페이우스

뭔가가 찢어지고 부스러지고 부러졌다. 이미 몸을 반쯤 배 밖으로 내민 폼페이우스는, 고개를 돌려 루키우스 셉티미우스가 자기 뒤에 바짝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따뜻한 액체가 두 다리로 흘러내렸다. 잠시 동안 폼페이우스는 자기가 오즘을 싼 건가 생각했지만, 착각할 수 없는 냄새를 맡았다.
피다. 내 피? 하지만 통증이 없는데?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그는 더러운 마른 진흙 바닥에 벌렁 나자빠졌다.
뭐지?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거야? 그는 셉티미우스가 자신을 훽 뒤집는 걸 보았다기보다는 느꼈다.
...
나는 로마인 귀족이다. 저들이 죽어가는 나의 얼굴을 보아서는 안 된다.
...
나는 로마인 귀족답게 죽어야 한다! 한 손으로 토가를 잡아채 허벅지까지 내리고 다른 손으로는 주름 잡힌 부분을 잡아 얼굴을 가렸다.
검끝이 노련하고도 힘차게 그의 가슴으로 들어왔다. 그는 이제 움직이지 않았다.

- 동방에서 죽음을 맞이한 나이우스 폼페이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