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을 못가니, 여행기라도 읽어볼까 하는 맘으로...
개인적으로 동남아 여행을 좋아하진 않는데, 배낭여행자의 천국이라는 '라오스'에 대한 궁금증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하루키니까....
하루키의 소설, 에세이 등등 그의 작품을 꽤 많이 읽었지만
특이하다 못해 유니크한 그의 소설 보다는
어쩌면 조금 밋밋한 삶을 사는 '사람 하루키'가 더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말은 미안하지만 '그는 일본인스럽지 않다.'
그렇다고 그가 한국을 좋아한다거나 하지도 않는다.
가끔 그의 에세이 속에 등장하는 한국인들은 '유난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의 글 속에서 한국인에 대한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수긍을 하거나 무심히 넘어갈 수 있는 것이리라.
근데 이책... 뭐죠...
라오스 얘기는 몇 페이지 뿐인데다 특별한 내용도 없음....
' 역시 책 제목은 그저 마케팅의 요소가 강한 거로군!' 하는 생각이 듦.
(흠.. 이 말투... 책 속의 하루키 스럽..... 🤷🏻♀️)
이 책을 읽으면서 반가웠던 점은,
하루키가 10여 년 전, 또는 20여 년 전에 살았던 그리스, 로마, 보스턴을 다시 가보는 내용이라는 점이었다.
왜 우리도 가끔 어린 시절에 살았던 동네나 그때의 '우리집'에 찾아가 보고 싶은 심리가 있지 않은가?!
마치 하루키에 이입되어 내가 살았던 것마냥 예전에 읽었던 '먼북소리' 의 그리스 에세이의 내용이 떠오르기도 했다.
보스턴은
가 보지 못해 그가 그토록 칭송하는 찰스 강변의 러닝 코스를 떠올릴 순 없었으나,
보스턴에서는 스타벅스보다는 던킨 도너츠에 가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ㅋㅋ
보스턴에 가 본다면 꼭 던킨 도너츠에 가리라~
아이슬란드는
사실 '꽃보다 청춘'의 조정석을 떠올리며 읽었다.
난 사실 오로라를 본 경험이 있다... 캐나다 옐로나이프에서~
그때 오로라를 보면서... 이게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오로라이겠거니~ 했었는데...
하루키는 아이슬란드에서 '오로라'를 보면서도 의외로 꽤 담담하다.
아이슬란드 온천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레이캬비크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거리의 '블루 라군'인데, 이곳의 넓이는 정말이지 대단하다. 작은 호수쯤 되는 온천에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데, 말 그대로 눈길이 닿는 저 끝까지가 온천이다. 아이슬란드의 청명한 하늘 아래, 담청색 '수면'에서 모락모락 유유히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사실 이 온천은 근처 지열발전소에서 '배수'된 것이다. 용암 밑에 스며들어 열을 머금고 뜨거워진 바닷물로 발전을 하는데, 한번 사용한 바닷물을 '이대로 버리기 아까우니까' 온천으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
문제는 온천 안에 사람이 많다는 것. 내가 갔을 때 블루 라군은 한국에서 온 단체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거의 다 한국어였다. 다함께 온천에 몸을 담드고 매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혹시 한국에는 온천이 없나? 그런 의문이 들 정도로 마냥 신나 보였다. 입장료도 꽤 비싸다. 따지고 보면 결국 '공업용수'이니 좀더 저렴해도 될 듯한데, 이미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어 레이캬비크에서 단체버스로 잇따라 사람들이 몰려오니 꽤나 배짱 경영을 한다.
p.63 / 264
밤 열시경 레이캬비크 거리를 걷다가 선명한 초록빛 오로라를 보았다. 설마하니 도시 한복판에서 오로라를 볼 일은 없을 거라 여겼기에 그때는 매우 놀랐다. 카메라가 없어서 오랫동안 그저 망연히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초록빛 리본을 올려다보았다. 오로라는 또렷했고 시시각각 형태를 바꾸었다. 아름다웠지만, 단순히 아름답기보다 어쩐지 무언가 영적인 의미를 품고 있는 듯 보였다. 이끼와 침묵과 정령으로 가득한 이 신비로운 북쪽 섬의 영혼을 눈으로 보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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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2014년 여름에 다녀왔는데,
친구와 '이때 아니면 못갈 거 같다.'는 갑작스런 마음으로 떠나서...
사실 난 뉴욕의 재즈 클럽을 방문해 보지 못했다.. 통곡하고 싶을 만큼 아쉬움!!! ㅠ.ㅠ
뉴욕은 생각보다 작은 도시라... 실망스럽기도 하고 빠져들기도 했던....
전에는 아이슬란드나 핀란드 같은 북유럽
여행을 가봐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겨울'이라는 계절을 좋아하기도 해서...
그러나 하루키 에세이를 읽고는 이상하게도 북유럽에 대한 열망이 사그라 들어 버렸다.
그가 너무 리얼리티로 에세이를 써놔서 그런 건지도...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라는 제목은
어떤 공항에서 베트남인이 하루키에게 던진 질문에서 비롯되었단다.
베트남인 입장에서는 베트남이 라오스보다 볼거리가 훨 많다고 생각해서 한 질문인가보다.
하루키는 라오스에서 라오스 스러움을 느꼈단다. ㅋ
라오스에 가 보면, 내 종교와 관계없이 새벽에 일어나 스님들에게 봉양할 음식을 시주해 보고 싶다.
"라오스(같은 곳)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라는 베트남 사람의 질문에 나는 아직 명확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라오스에서 가져온 것이라고는, 소소한 기념품 말고는 몇몇 풍경에 대한 기억뿐이다.
그러나 그 풍경에는 냄새가 있고, 소리가 있고, 감촉이 있다. 그곳에는 특별한 빛이 있고, 특별한 바람이 분다.
무언가를 말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다. 그때의 떨리던 마음이 기억난다.
그것이 단순한 사진과 다른 점이다. 그곳에만 존재했던 그 풍경은 지금도 내 안에 입체적으로 남아 있고, 앞으로도 꽤 선명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 거대한 메콩 강가에서 中
일본은 사실 후쿠오카, 유후인, 뱃푸 그리고 큐슈 이런 관광지만 다녀왔는데
일본을 다시 가본다면 사실 겨울 홋카이도 인데...
비가 계속 내린다는 구마모토가 궁금하긴 했지만... 패쑤! ㅎㅎ
이 에세이는 너무 특색이 없어,
하루키에는 미안하지만 마음에 남는 글귀 마저도 그닥 없었던 모양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
むらかみはるき | 村上春樹
Murakami Haruki
소설가
1949년 1월 12일,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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